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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무참히 '낚였다'

지하철 결혼식 동영상 알고보니 '연극'

차정인 기자  2006.02.22 13:3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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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없어 처음 만난 지하철에서 결혼식을 올리게 됐다는 한 젊은 남녀의 동영상(사진)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돼 감동을 불러일으켰으나 알고 보니 ‘연극’으로 밝혀졌다. 이에 사실 확인 없이 적극적으로 보도했던 언론들이 대학생 연극에 일제히 ‘낚였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지난 14일 연합뉴스가 처음 보도해 알려졌던 일명 ‘지하철 결혼식’은 15일까지 대다수 언론에 의해 확대 재생산 되면서 일파만파 번져나갔다. ‘지하철 결혼식’은 한 젊은 남녀가 결혼식을 올릴 형편이 못돼 둘이 처음 만났던 지하철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는 내용의 동영상이다. 이 동영상은 현장에 있었던 한 시민이 핸드폰으로 촬영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면서 인터넷에 퍼지기 시작한 것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감동적’이라는 찬사를 받았었다. 이것을 연합뉴스가 동영상과 함께 기사를 내보낸 것.



그러나 16일 ‘지하철 결혼식’은 대학생들의 ‘연극’이었음이 밝혀졌다. 쿠키뉴스가 동영상의 실제 인물을 만나 인터뷰를 함으로써 거짓임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언론들은 또 다시 ‘연극’이었음을 일제히 보도했지만 확인 없이 보도했던 전례를 의식했는지 여파가 지속되지는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부 언론은 지하철 결혼식을 보도했던 언론들을 향해 오보를 양산했다고 표현하며 인터넷상의 가짜 정보를 무분별하게 수용하는 언론의 책임을 꼬집기도 했다.



반면 엄밀히 따지면 오보양산이라고 볼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대부분 지하철 결혼식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지 사실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 실제로 일부 언론 보도를 살펴보면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음을 언급했다.



지하철 결혼식 내용을 최초 보도한 연합뉴스 홍제성 기자는 “동영상의 진위 여부를 떠나 보는 사람들에게 화제가 됐고 감동을 준 것 까지는 사실 이었다”면서 “이번처럼 인터넷에서 떠도는 이슈에 한해 사실 확인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쿠키뉴스는 21일 “‘뜨거운 가슴’이 ‘차가운 머리’를 압도해 버린 경우”라며 “저간의 사정이야 어떻든 기본적인 팩트 조차 확인하지 못한 책임은 후속 취재를 통해 연극임을 밝혀냈다고 해서 면책될 일이 아니다”는 반성의 목소리를 내보냈다.



민언련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논평을 내고 “만일 언론이 관련보도를 내보내기 전에 최소한의 사실취재를 했다면 ‘지하철 결혼식미담’이 연극이었음이 즉시 드러났고 쓸데없는 혼란이 일어나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면서 “이번 ‘미담’이 거짓으로 드러난 이후 대부분의 언론은 ‘인터넷책임론’ ‘당사자 책임론’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우리는 사회적 공신력으로 볼 때 언론의 책임이 더 크다고 판단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