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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 강화인가, '기계' 전락인가

신문사 조직개편 맞물려 편집부 대대적 변화 예고

김창남 기자  2006.02.08 09:3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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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영역별 팀제 도입…편집부 해체, 분산배치 검토

조 선, 비주얼적 지면 강조…미술팀원 편집기자 발령


신문사 조직개편과 맞물려 편집부 조직형태에도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이는 신문업계의 생존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 사마다 차별화된 지면구성을 위해 제작시스템의 틀을 수정, 새 틀에서 변화된 콘텐츠를 보여주기 위한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한겨레는 이달 중순까지 조직개편안 완료를 목표로 ‘편집장 영역별 팀제’(팀-에디터제)도입을 고려중인 가운데 편집기능 강화를 위해 기존의 편집부를 없애고 각 편집장(에티터) 밑에 편집자를 분산 배치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겨레는 이 같은 방안이 ‘취재-편집 간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획 초기단계에서부터 편집자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기 때문에 협업체제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겨레는 특히 이 안이 궁극적으로 공세적인 지면제작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달리 편집기자들은 “이번 개편안이 편집기능의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다수 편집기자들은 편집기자의 분산배치, 즉 ‘취재-편집의 통합배치’로 편집 고유의 기능뿐 아니라 지면제작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예컨대 현 시스템과 달리, 적지 않은 숫자의 편집기자들을 취재부서로 배치하게 되면 공간적 거리는 좁혀질 수 있으나 편집기자들이 독자적인 목소리는 내는 것은 지금보다 더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편집부 기자들은 또 편집기자가 신문 기사의 첫 번째 독자라는 점에서 ‘독자 눈으로 바라보기’가 더욱 힘들질 것이며 과거 일부 신문이 이와 같은 방식의 에디터제를 실시했다가 실패한 사례가 있다는 점을 들어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신문의 경우 3년 전 한명의 기자가 취재와 편집, 교열 등을 함께 하는 ‘One man system’을 시행했으며 이와 병행해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4개 분야에 걸쳐 팀-에디터제를 실시한 바 있다. 그러나 지면제작의 효율성 문제 외에도 편집기자들이 ‘편집기계’로 전락하는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제도 자체가 유야무야 없어지고 말았다.



조선일보는 지난달 고참급 편집기자 4명이 명예퇴직을 낸 가운데 인력보충이 없는 상태에서 편집부 운영에 적잖은 변화가 일고 있다.



조선은 지난해 미술팀과 별개로 그래픽 담당자를 편집부로 배치한 데 이어 지난달 1일 미술팀원을 편집부 기자로 발령함으로써, 편집기자와 함께 기획 초기단계에서부터 디자인 담당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할 수 있게끔 했다. 조선은 이를 통해 레이아웃 및 그래픽 등 비주얼적인 측면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 경향신문도 편집부에 대한 개편안을 연구, 검토했으나 인력부족과 장비노후 등의 문제로 현재는 일단 장기 과제로 남겨둔 상태다.



한겨레 안재승 편집기획부장은 “협업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각 편집장 밑에 편집 기자를 배치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며 “편집부에서 우려하는 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편집장과 팀장 사이에 독립적인 ‘선임편집자’를 둬, 일선기자들이 갖지 못하는 마인드와 ‘대표독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