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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민방 폭력사태'의 진실

차정인 기자  2006.01.25 14: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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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정인 기자  
 
  ▲ 차정인 기자  
 
‘경인민방 갈등 폭력사태 비화’. 24일과 25일 연합뉴스, YTN, 국민일보 등 주요언론들이 보도한 기사의 제목이다.



이 기사들은 24일 방송위원회에서 일어난 ‘경인지역 새방송 창준위’측과 방송위 직원들 간의 물리적 마찰이 있었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이 보도되는 과정은 석연치 않아 보인다. 그 날 사건현장에 있었던 본 기자로서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폭력사태로 비화됐다는 연합뉴스발 1보의 내용은 방송위측 주장만을 기사화했다. 그리고 2보, 3보가 흘러나오면서 창준위 측의 반론이 덧붙여졌다. 하지만 과연 이번 사건을 기사화 한 기자들은 사건 당일 현장에 있었을까.



결론은 “없었다”이다. 기자들은 현장에 없었으면서 방송위측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듣고 기사를 내보냈던 것이다.



원인이야 어찌됐건, 결과적으로 창준위측에 의해 방송위 직원이 코뼈가 부러지고 기물이 파손됐다는 점은 지적돼야 한다. 폭력은 정당화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 기자가 현장에서 목격한 바로는 방송위의 책임도 전혀 없지는 않아 보였다.



창준위측이 방송위원장 면담을 요구하며 수십여분간 유리문 밖에서 답변을 기다리는 중, 한 방송위 직원이 창준위측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팔짱을끼고 웃고 있었다.



이에 격분한 한 창준위측 관계자가 “우리가 원숭이냐, 왜 비웃느냐”고 항의했지만 그는 반응이 없었다. 이어 다른 사람들의 고성이 이어지자 팔짱을 끼고 비웃던 그 방송위 직원은 어디론가 사라졌는데 이때부터 창준위측의 감정은 격앙되기 시작했다.



결국 면담이 불가능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잠겨진 유리문을 놓고 밀고 당기는 실랑이를 벌이다 문이 깨져버렸다. 순식간에 들어가려는 사람들과 막으려는 사람들간 몸이 뒤섞였고 이 과정에서 불상사가 발생한 것이다.



방송위는 이번 사건의 직접적 원인이나 전말 등은 생략한 채 자신들의 피해사실만 일부 언론에 제보했고, 경찰수사를 공식 요청했으며, 언론들은 이를 받아썼다.



이번 사태와 관련 언론노조와 희망조합 측은 공식 사과를 했다. 하지만 이들은 방송위가 이번 사태를 경인민방 사업자 선정 유찰에 따른 안팎의 비난을 피하려는 ‘물타기’ 용으로 이용할 지 모른다는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사실, 방송위 입장에서는 '폭력' 사태를 부각시켜 경인민방 사업자 유찰의 책임 문제를 덮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책임을 수반하는 방송위의 정책결정과 우연한 ‘폭력’은 결코 상쇄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