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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특파원들 "취재하기 너무 힘들어"

등록절차 까다롭고 취재지역도 제한…관할지역 아니면 사전허가 받아야

이대혁 기자  2006.01.25 12: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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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월 김정일 방중과 관련, 중국 선전에서 취재하던 특파원이 현지 공안 당국에 의해 4시간 동안 신분조회 및 조사를 받고 풀려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관할 지역을 벗어나 허가 없이 취재한다는 이유였다. 이에 앞서 지난 2002년 6월에는 중국 보안 요원들이 탈북자 강제 연행과정에서 특파원을 폭행하는 사건도 있었다. 개방 이후 중국의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 우리 기업과 국민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적 정치체제로 인해 취재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특파원들은 토로한다. 중국에서 취재 현실과 문제점 그리고 변화에 대해서 짚어봤다.




특파원 수용 절차 까다로워
중국특파원으로 발령 나면 기자들은 누구나 복잡한 비자선정 절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기자들은 중국으로 특파원으로 나가는 과정이 너무 까다롭다고 이구동성이다. 특히 비자 신청과정에서부터 준비해야할 서류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회사소개서만 하더라도 소속사의 창립일, 성격, 특색, 조직도, 규모, 인원, 발행량 혹은 시청률 등을 포함시켜야 한다.



특파원으로 나가려면 우선 주한중국대사관 공보관과 면담을 거쳐야한다. 공보관과 면담이 끝나면 기자는 제출할 서류와 공보관이 요구하는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주한중국대사관이 서류를 접수한 후 중국 외교부에 보고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때 외교부의 동의가 필요하다. 입국하게 되면 일주일 이내에 중국 외교부 신문사에 등록해 외국기자증을 발급 받아야 취재가 가능하다.





관할 지역에서만 취재해야
중국특파원은 취재지역이 한정돼 있다. 베이징특파원이라면 베이징에서만 취재가 가능하다. 관광을 위해 등록지역을 이탈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다른 지역을 취재하려면 반드시 허가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규정을 지키는 특파원은 거의 없다. 현재 북한 국경 근처인 길림성, 옌벤에는 특파원을 파견하지 못하고 있다. 등록지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탈북자 문제의 취재는 대부분 베이징특파원이 담당해야 한다.



물론 중국정부의 외국특파원 정책을 이해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취재의 자유를 요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베이징지국장을 지낸 조성대 전 특파원은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이자 경찰국가이기 때문에 우리의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된다”며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하듯 중국에서 취재할 때 중국의 규정을 지키는 것은 기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주재 기자들이 관할지역을 벗어나 취재할 때 사전 허가를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 특파원은 “이 규정은 거의 사문화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중국대사관 측도 “중국이 많이 개방돼 이제 그런 것이 거의 없다”며 “군사지역 등 예민한 곳만 개방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취재지역 준수 의무는 엄연한 현실이다. 한 일간지 베이징특파원은 “다른 지역을 취재할 때 외교부에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허가 없이 취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제한성 때문에 불편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취재구조가 북한 문제 오보 양산
이러한 제한성과는 별도로, 중국은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특별히 비밀스럽다. 이유는 우선 북한의 요구 때문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그런 요구를 중국이 친분관계를 앞세워 들어줬기 때문에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이 베일에 싸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 더욱이 취재지역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쉽게 취재하지 못한다는 규정도 취재의 어려움을 배가시켰다.



문제는 이러한 어려움이 있다고 하더라도 최근 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한 한국 언론의 태도는 그야말로 널뛰기에 춤추는 듯한 보도였다. 추측성 보도로 연일 경쟁했고, 오보 또한 봇물을 이뤘다. 이는 확인되지 않은 외신과 소식통에 의존한 결과다. 특히 후진타오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어떠한 대화가 오갔는지에 대한 내용보다는 ‘경제개방 할 것’, ‘6자회담 재개할 듯’, ‘남한 답방할 듯’ 등 온갖 설설설로 넘쳐났던 것이 사실이다. KBS 미디어 포커스는 “추측보도의 종합판을 접하는 느낌”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변화하는 중국의 언론정책
여전히 중국은 사회주의국가의 폐쇄성을 가진 나라다. 따라서 기본적인 언론관이 통제의 대상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는 5백20여 명의 외국특파원이 상주하고 있다. 점차 개방에 대한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특파원들은 느끼고 있다. 그러나 국제적인 기준에는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한 베이징특파원은 “중국도 과거의 규정에 따라 기자들을 대할 것이 아니라 보다 개방적인 언론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국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베이징특파원은 “현재 중국은 과거의 관행을 유지하고 싶기도 하고, WTO 가입과 경제발전 등을 통해 후진성을 감추려는 양면이 있다”며 “과거와 현재가 충돌하는 과도기여서 단기간에 취재환경이 변화할 것 같지는 않기 때문에 특파원들이 요구하고 부딪히는 과정을 통해 점차 개방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