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 노조 위원장들 사이엔 “노조 위원장은 잘해도 욕먹는 자리”이란 말이 회자되곤 한다. 그만큼 위원장이란 자리는 애써 일을 처리하더라도 생색내기 힘든 위치이며 일을 조금만 그릇 쳐도 욕먹기 십상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 신문사들은 공석까지 가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기수별로 대물림’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경향신문 이중근 위원장은 이런 관행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특히 이 위원장(29기)은 전임 이기수 위원장(32기)보다 3기수 선배일 뿐만 아니라 동기인 박구재 기자가 이미 5년 전에 노조 위원장을 역임했기 때문에 굳이 고난의 길(?)을 선택하지 않아도 될 입장.
더구나 사회부에서 법조·행정 데스크를 맡았던 이 위원장뿐 아니라 16일부터 노조 사무국장을 맡은 김판수(32기) 기자 역시 사건 데스크를 담당했기 때문에 부서장의 반대가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노조 집행부로 나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 이중근 위원장은 “현재 경향은 지난 사장선거 이후 조직 내부의 통합이 최대 화두”라며 “다행스럽게 나의 경우 연수기간 중에 선거가 있었기 때문에 이해관계에서 비껴 나갈 수 있었고, 비교적 공평하게 위원장직을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돼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나섰을 자리”라며 “88년 이래로 경향신문의 전통을 지켜온 노조의 역할을 확고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