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을 통한 신문보도보다 속보성과 비주얼적 특성을 갖춘 인터넷이나 방송을 통한 뉴스보도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황우석 파동’ 이후 방송의 ‘아젠다 세팅’ 주도권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특히 상황이 반전되는 순간순간 고비마다 방송 보도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가 하면 때로는 속보성을 앞세운 지나친 경쟁보도로 일부 오보가 양산되는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사례는 지난해 11월 22일 MBC ‘PD수첩’으로 방영된 ‘황우석 신화의 난자의혹’보도 이후 불거진 ‘황우석 파동’과 관련된 일련의 보도과정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KBS와 MBC, YTN 등 국내 방송사들은 ‘황우석 파동’ 직후 엎치락뒤치락 하는 진위논란 보도를 잇따라 경쟁적으로 내놓아 사건의 반전과 반전을 거듭하는 단초를 제공했다.
특히 MBC와 YTN의 경우 결정적인 시기에 상황을 역전시키는 관련보도를 단독보도로 전하면서 방송사 전체가 국민들의 반응에 따라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빚기도 했다.
KBS도 크고 작은 단독보도로 여론의 흐름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KBS는 지난 3일 황우석 교수팀의 윤리문제를 조사해온 양삼승 국가생명윤리위원회 위원장이 황교수팀과 대책회의를 했다는 보도로 양 위원장의 그간 행적에 대한 문제점을 발굴, 사퇴까지 이르게 하는 등 또 다른 이슈를 제공했다.
이들 방송사들의 보도는 지난 11일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결과발표 이후 이를 반박하는 ‘황우석 기자회견’을 놓고 불거진 보도에서 각 방송사들이 설정한 의제에 따라 뚜렷한 보도 시각차를 드러냈다.
실제로 황우석 교수의 반박 기자회견이 있던 12일 KBS ‘뉴스 9’에서는 ‘논문조작 사과, 미즈메디도 잘못’ 등을 비롯 5건, SBS ‘8뉴스’는 ‘황우석 교수 “미즈메디측에 속았다”’등 8건의 황 교수 기자회견 내용을 대부분 그대로 실었다.
반면 MBC 9시 ‘뉴스데스크’에서는 8건의 황교수 관련 기자회견 소식을 전하면서 황 교수회견 배경에 대한 MBC의 비판적 의견 등을 실어 보도하는 등 KBS, SBS와 다소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해 이날 KBS와 MBC, SBS 뉴스를 시청한 시청자들과 네티즌들은 황우석 교수 연구와 관련, 또다시 찬·반 의견으로 나누어지는 등 일부 혼선이 가중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구가톨릭대 언론광고학부 최경진 교수는 “사회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몰고 온 사안에 대해서는 당연히 속보성이 강한 방송이 신문보다 사회적 아젠다를 주도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며 “그러나 방송이 갖는 속보성과 잘못된 아젠다 설정 탓에 시청자들의 혼선을 부추기는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탐사에 따른 필터링 작업의 신중, 잘못된 속보방송에 대한 재빠른 후속보도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