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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발전기금 공모제 왜 논란인가?

"지속사업 고려 안한 것" vs "다양한 단체 지원"
분야별 지원한도액 설정·저작권 귀속 주체 '이견'

차정인 기자  2006.01.11 10:3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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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위원회가 방송발전기금의 운용과 관련해 ‘조사연구 및 관련 사업’에 대한 지원 방식을 공모제로 전환함에 따라 기존 기금 수혜단체들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이들의 입장은 ‘언론 기관과 단체의 지속적인 사업을 고려치 않고 내린 결정’이라는 것이 주된 논지로 특히 각 지원 사업 항목마다 지원 상한선을 둔 것은 사실상 기존의 사업을 중단하라는 것과 같다는 입장이다. 반면 방송위는 이미 사전에 통보했던 사안이며 다양한 단체의 기금 수혜를 위해서는 공모제와 상한선 부여가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조사연구 사업의 저작권도 방송위와 언론 기관 사이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어 마찰이 우려된다.





◇조사연구 사업 공모제?


방송위원회는 10일 방송발전기금 지원 사업 가운데 조사연구 관련 분야의 공모제 지원 방식에 관한 사항을 의결했다. 방송위 연구센터가 주축으로 진행한 이번 공모제의 주된 골자는 언론 기관이나 단체 중심의 지원방식을 지양하고, 사업단위의 공모방식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방송위는 이를 7대 영역으로 구분해 영역별 중점 조사연구개발 부문을 제시하고 분산돼 있던 방송위의 조사연구·조사연구관련 사업 예산과 업무를 기금사업비로 일원화하여 체계적인 관리·평가체계를 가능케 한다는 목적을 밝혔다. 여기서 조사연구 관련 사업에는 저술·출판, 토론회·세미나 등이 포함된다.



2006년 방송발전기금 지출계획에 따르면 조사연구와 연수교육 항목으로 각각 43억2천5백만원과 15억원이 책정돼 있다. 방송위는 이를 방송위 자체 수행과 외부기관·단체 지원으로 구분하고 기금을 집행할 방침이다.



조사연구사업의 지원 대상은 방송위의 조사연구사업 유관분야의 비영리 기관·단체나 연구자 및 기타 연구능력이 인정되는 개인으로 삼고 있으며 저술발간, 세미나 및 토론회 등의 조사연구관련사업 역시 유관분야의 비영리 기관이나 단체를 대상으로 한다.



방송위는 또 기관 및 단체의 조사연구사업 지원은 분야별 복수지원이 가능하지만 특정 기관이나 단체의 편중 지원 방지를 위해 지원 한도액을 두기로 했다.



이와 관련 방송위는 공모제 공고를 낸 후 가칭 ‘정책과제심의위원회’와 ‘정책과제평가위원회’를 구성, 심의를 거칠 방침이며 단체 및 기관 당 최고 지원한도액은 총 지원 금액의 10%를 넘을 수 없도록 했다. 저술발간사업 지원의 경우 상한선을 15%로 설정했다.



방송위는 올해의 경우 1월 중순에서 2월 초까지 신청 기간을 두고 선정은 늦어도 3월 초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지원 한도액 및 저작권 논란


방송위의 이번 공모제 전환에 따라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기관은 한국언론재단과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이다. 이들 두 기관은 공통으로 그동안 방송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조사연구 사업과 저술·출판, 연수사업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각 영역별 현황을 살펴보면 2005년 기준으로 언론재단은 조사연구에 6억1천만원, 저술발간에 3억9천만원, 연수사업에 3억8천만을 각각 지원 받았다. 방송영상산업진흥원도 조사연구에 2억2천4백만원, 저술발간에 2억6천2백만원, 연수사업에 8천만원을 지원받았다.



그러나 공모제 전환에 따라 이들 기관은 각 영역별로 10% 또는 15% 이상을 지원받을 수 없게 된다. 가령 2005년 기준으로 조사연구 사업 분야에 들어간 방송발전기금 지원액이 총20억 규모였는데 공모제로 전환하면 한 기관이 최대로 받을 수 있는 지원액이 2억원 규모에 그치게 된다.



이 때문에 당장 이번 달부터 두 기관의 사업은 중단 또는 자체 예비비로 충당하고 있다. 언론재단의 경우 월간지 ‘신문과 방송’의 예산이 불확실하게 돼 현재 예비비로 제작 중이며 자칫 사업에 선정되지 않을 경우 40년 이상 발행된 매체가 하루아침에 폐간의 위기에 놓이게 된다.



저작권 문제도 걸려 있다. 방송위는 당초 공모제 계획안에서 “연구결과에 대한 지적재산권, 저작권 등에 대한 권리는 방송위원회에 귀속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관련 기관과 단체들의 반발이 있자 확정안에서는 상호 협의를 통해 공동 귀속 등으로 고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언론재단이나 영상산업진흥원이 공모제를 원천적으로 반대하는 것만은 아니다. 이들 기관은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2월 예비설명회를 하고 1월에 공고를 하는 것은 연단위로 진행하는 사업을 중단하라는 것과 같다는 논리로 분야별 지원 한도액의 조절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한 방송위의 입장은 단호하다. 방송위는 공모제 전환은 이미 수개월 전에 통보를 했었고 특정 단체 중심의 지원에 대한 지적이 많아 다수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공모제가 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지원 한도액의 설정 역시 형평성을 인식했다는 것이다.



방송위 관계자는 “오래전 통보된 내용인데 해당 기관들이 제도 변화에 맞게 준비를 하지 못한 것을 방송위가 책임질 수는 없다”면서 “공모제 전환은 특정 기관이나 단체 중심이 아닌 다양한 단체에 기회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대다수가 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언론재단 관계자는 “국회에서 예산이 통과됐을 때 사업의 지속성이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었다”면서 “당장 지원 한도액을 설정해가며 조정한다는 것은 검증된 언론 기관의 사업을 중단하라는 것이며 관련된 기득권을 방송위가 다 가져가겠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