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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윤리, 이제 다시 시작이다!

송년 제언-기자사회를 돌아본다(4-끝)

편집위원회  2005.12.21 09:3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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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 준수는 모든 기자의 의무


‘객관성·공정성 부족’ 자성해야




아직 종착역에 도착한 것은 아니지만, 황우석 교수의 연구 성과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는 ‘PD수첩’의 노력이 새로운 평가를 받고 있다. PD와 함께 정도언론을 열어가야 하는 한 축인 우리 기자들은 이러한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부끄러운 마음으로 올해의 ‘송년제언’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당초 ‘PD수첩’은 여론의 압력에 굴복해 빛이 바랬다. 취재윤리를 위반했기 때문이다. 취재원에게 ‘검찰에 구속될 것’이라고 협박하면서 증언을 유도한 것은 분명 언론의 본분을 망각한 언행이다. 제작진은 불가피했다고 주장했지만, 생명과학의 비윤리성 문제를 제기하려면 언론도 스스로의 취재윤리를 제대로 지켰어야 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만일 취재윤리를 제대로 지키고 YTN의 문제제기도 없었다면, MBC가 대국민 사과성명을 내거나 해당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또 황우석 교수의 연구 성과에 대한 공방이 오가는 속에서 MBC가 진실에 접근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면서 언론 본연의 비판과 견제 기능을 훌륭하게 수행했다는 상반된 평가를 받았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물론 취재윤리와 관련해 MBC만 비판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다. 황우석 교수 사태와 관련해 다른 언론사들도 취재윤리의 기본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취재윤리의 기본이랄 수 있는 객관성과 공정성을 견지하지 못했다. 또 지나친 취재경쟁으로 취재원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거나 이해가 상반된 한편의 일방적인 주장을 단순히 중계하는 역할만 해왔을 뿐이다.



그 결과 국민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언론도 진실의 공방 속에서 하루가 다르게 보도 태도를 뒤바꾸는 등 ‘우왕좌왕’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진실이 무엇인지 아직까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생명과학 윤리의 문제점을 객관적이고 공정한 자세로 취재하고 검증하려는 노력을 기울인 언론은 극소수에 불과했다는 점일 것이다. 대부분은 국익에 상반된다는 이유로 황우석 교수의 일방적인 주장에만 귀를 기울이거나 여론에 편승해 네티즌들의 주장을 그대로 중계하는 역할만 하고 말았다.



취재윤리를 지키는 것은 언론인의 기본적인 의무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자세로 취재원에게 정당하게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물론 스스로 투명한 윤리의식을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로 취재의 기본일 것이다. 취재윤리에 대한 세부 내용은 신문협회와 기자협회 윤리강령, 그리고 각 언론사 윤리강령 등에 자세히 명시돼 있다. 각각의 윤리강령들은 사회의 공기(公器)로서 언론의 역할과 의무, 그리고 행동방침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윤리강령은 강령에만 존재할 뿐 이를 실천하려는 일선 기자들의 노력은 매우 부족해 보인다.



X파일과 관련된 보도에서도 취재원으로부터 제공받은 정보 수집과정의 합법성과 정보 내용의 신뢰성 판단, 그리고 불법적 정보 공개로 야기되는 관련자 권익손상 및 그에 따른 책임 문제 등 다양한 법적, 윤리적 문제가 발생했다. X파일 사태 역시 취재윤리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아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대부분 언론사들은 X파일 공개에만 몰두했고 X파일을 처음으로 입수한 MBC조차도 ‘낙종’을 하고 말았다. 취재윤리를 면밀하게 검토하면서 X파일이 제작된 배경과 관련자들을 다각적으로 취재했더라면 X파일을 공개하지 않고도 그 문제점과 실상을 더 효과적으로 보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일선 기자들이 취재윤리의 기본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황우석 교수 관련 취재나 X파일 녹취록 입수 과정 외에도 여러 사례에서 확인될 수 있다. 언론과 표현의 자유는 언론인들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니다. 취재윤리는 공중에게 봉사하기 위해 언론인이 지켜야할 직업윤리에 속한다. 따라서 취재윤리를 지키는 것은 기자들의 의무다.



좋은 언론은 “공중이 관심을 가지는 사건이나 상황에 대하여 가장 적극적으로 진실을 찾아 나섬으로써 공중에 봉사해야 하며, 필요한 정보를 가장 정확하고 공정하게 수집하고 처리하며… 뉴스가 사람들에게 의미를 줄 수 있도록 성의 있게 설명하고 해석해줘야 한다”는 기자출신 미국 언론학자 유진 굿윈의 주장이 왜 이토록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것일까?<편집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