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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권력과 목숨 건 싸움…살해 당하는 기자 많아

2005 아시아기자포럼-탄압받는 아시아 언론인 특별좌담
"언론자유도, 민주주의도, 인권도 없다" 아시아 기자들 심각한 위협 직면

대담·정리=이대혁 기자  2005.11.02 10:4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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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기자협회 회의실에서 진행된 탄압받는 아시아 언론인 특별좌담.  
 
  ▲ 1일 기자협회 회의실에서 진행된 탄압받는 아시아 언론인 특별좌담.  
 
이번 아시아기자포럼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는 단연 ‘탄압받는 언론’이다. 아시아 국가들은 과거 우리나라 군사정권시절의 언론정책보다 더 심한 언론탄압을 당하고 있다. 현재 이들 국가의 기자들은 기자로서의 사명감과 저항, 비판 정신이 사라지는 것도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목숨을 건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 국가 중 가장 현저한 탄압이 자행되는 네팔, 필리핀, 캄보디아의 언론 탄압 현실과 그들의 저항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사회=여러분들의 나라는 특히 언론 탄압이 심하다고 들었다. 우선 아시아 기자들에게 각 나라의 실정을 알려 달라.



라메쉬(네팔)=네팔은 과거 다당제 국가에서 올 2월 전제주의 정권이 들어섰다. 왕정이 들어섰는데, 언론 자유가 무참히 짓밟혔습니다. 현재 네팔 전역에 5천명 이상의 기자가 있는데, 우리는 우리나라의 언론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다.



네팔은 현재 언론, 민주주의, 인권이 모두 없는 상태이다. 왕실 쿠데타에 이어 언론에 대한 무차별 공격이 이뤄져 왕과 왕족에 대한 비판 기사를 쓴 기자는 모두 체포됐다. 최소 1백52명의 기자가 체포됐다.



15일 전에는 새로운 언론법을 공표했는데, 언론을 억압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 그 법령은 비상사태에서 선포한 것인데, 그것을 합법화해 언론을 영원히 잠재우려 하고 있다. 수도 카트만두에는 10개의 라디오 방송국이 있다. 하지만 이 방송국들은 뉴스를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오직 할 수 있는 내용은 연예뉴스뿐. 정치에 대한 것은 전혀 할 수 없는 것이다.





네팔-왕족 비판한 기자 152명 체포돼




또 2월 1일 쿠데타 이후 정부는 네팔의 주요 출판사를 탄압했다. 행정부와 보안군은 편집자와 출판업자를 소환해 그들이 보고 목격한 것을 쓴 글에 대해 조사했다. 바로 언론사에 심리적인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다. 언론의 자유를 억압함으로써 정부는 모든 불만의 목소리와 민주주의의 회복에 대한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그리고 네팔 언론은 또한 공산 반군의 적이 되고 있다. 그들은 기자들을 많이 죽였다. 그들 또한 우리의 적이다. 최근 3년간 무려 18명의 언론인이 보안군이나 반군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날이 갈수록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소팔(캄보디아)=올 초에 몇몇 언론인들이 정부 관리, 군 관계자, 경찰관에 의해 명예 훼손으로 소송을 당했다. 하지만 법정이 정부의 통제하에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언론인들이 구속됐거나 형을 살고 있으며 앞으로도 재판에서 질 것으로 예상된다



2003년 프놈펜의 주지사가 새로 선출되면서 도시의 개발을 이유로 가판대를 철거했는데, 더 중요한 이유는 신문사에서 그를 비판하기 때문이었다. 그 정책은 지금도 유효하다. 언론의 자유에 있어서는 발행부수와 배달이 제한적이다. 정부는 친 정부적인 언론에게만 지원을 하고 있다.



현재 캄보디아에는 14개의 방송국이 있는데, 그 중 2곳을 제외하고 모두가 친정부 성향이다. 2곳 중 하나는 반정부적인 방송사고 나머지 하나는 독립 언론사이다. 하지만 이들도 모두 정부의 통제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한번은 반정부적인 방송사 제작본부장이 구속됐다. 바로 정부를 비판했다는 이유였는데, 아직 판결은 안나왔지만 그도 역시 사법부의 도움을 받지는 못할 것 같다. 유죄가 인정되면 1년형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캄보디아 헌법은 언론인과 언론 기관의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고 언론법 역시 검열의 금지, 의견 표현에 의한 투옥 금지 등 언론인을 위한 다수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법에는 ‘국가안전에 앞서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어 사실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 현재 캄보디아의 언론의 자유는 예전에 비해 좋아졌지만, 아직도 위험한 상황이다.





필리핀-86년 이후 60여명 사망




파비아(필리핀)=필리핀에서 가장 큰 문제는 언론 탄압과 관련해 기자들이 죽는 것이다. 살해당하고 있다. 1986년 이후로 60명이 넘는 기자들이 죽었다. 그 중 단지 2명만의 살해 동기가 밝혀졌다. 2002년에 에드가 말레리오라는 기자가 살해를 당했다. 그 때 기자협회 총회 전날이었는데, 총회에서 우리는 그의 죽음을 알려야 했다. 그래서 그 때 우리가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리고 총회에서 기금을 마련하자고 했다. 그 이후 경찰에 가서 왜 조사에 착수하지 않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용의자에 관대했다. 우리는 사법부에 항의했고, 그 때서야 경찰에서는 언론인을 위한 테스크포스 팀을 구성했다. 그리고 우리는 살해 현장을 목격한 목격자에 대한 보호 프로그램을 위한 기금도 만들었다. 그래서 마닐라에서 시부로 옮겨 재판을 했다.




  왼쪽부터 네팔기자협회 라메쉬 비스타, 필리핀 언론연구소 파비아 호세, 캄보디아기자협회 소팔 차이 씨와 사회를 맡은 이대혁 기자.  
 
  ▲ 왼쪽부터 네팔기자협회 라메쉬 비스타, 필리핀 언론연구소 파비아 호세, 캄보디아기자협회 소팔 차이 씨와 사회를 맡은 이대혁 기자.  
 

 



현재 필리핀의 언론 상황은 기자들이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집에서 회사로 가다가, 회사에서 집으로 돌아가다가 심지어 집 안에서 살해당하기도 한다. 살해는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마닐라 남부에서 메이 막시노라는 여기자가 그 지방의 부패를 고발했다는 이유로 살해당했다. 특히 마르코스 대통령이 물러난 이후에 더 많은 기자들이 살해당하고 있다. 심지어 총을 가지고 다니면서 자신을 보호하겠다는 기자도 있다. 이게 바로 우리의 현실이다.



사회=그러한 억압이나 탄압에 저항해서 어떠한 대응이 이뤄지고 있나?



라메쉬=네팔 기자 연맹은 완전한 언론의 자유를 되찾기 위해 전 국가적인 운동을 벌이고 있다. 길거리에서 5천명의 기자들이 언론 자유를 위해 거리 시위에 나섰다. 지난 5월 2일부터 6월 13일까지 진행을 했는데, 보안군은 수도 안팎에서 우리의 평화적 시위를 시민과 기자들에게 극단적인 폭력을 행사했다. 많은 기자들이 체포됐고 부상자가 속출했다.



한 가지 더 이야기하면 네팔 언론위원회가 있는데, 거기서 신문사의 지위를 결정한다. 지난 2월 1일 왕실 쿠데타를 지지한 신문사는 등급이 상승한 반면 정부에 반발한 신문사는 등급이 떨어졌다.





캄보디아-친정부적 언론만 지원




소팔=현재 캄보디아에는 언론사마다 특색이 있어서 친정부 기구, 반정부 기구 그리고 독립언론이 있다. 우리는 이 세 기구를 결합시키는 데 노력하고 있다. 정치적 견해에 대해서는 이 세 단체가 참여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그런 노력이 지금까지 부족했다는 생각에 함께 자리를 하는 마련하려 노력 중이다. 헌법이 언론의 자유를 규정하고는 있어 이 세 기구가 모이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현재 정부가 마치 망치처럼 내려치고 있기 때문에 어려운 형편이다.



파비아=우리 협회를 포함해서 5개의 기자협회가 있는데, 우리가 죽은 기자들을 위해 한 일은 ‘언론자유기금(Press Freedom Fund)’을 조성한 것이다. 아까 얘기한 말레리오 기자가 죽은 후에 기금을 마련했다. 이것은 필리핀 기자협회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희생된 기자들의 가족을 도와야 했다. 그리고 우리는 정부와 경찰에 희생된 기자들에 대한 빠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또한 세계 기자들에게 동정을 호소했고 특히 우리나라 정부에 조사를 방해할 생각은 없지만 신속하고 공정하게 조사하라는 독촉을 했다.



그리고 우리는 또한 장학금제도를 둬 기자 양성에 도움을 주고 희생된 기자 자녀가 교육을 잘 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아로요 대통령도 역시 기금 모금에 참여한다고 했지만,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사회=국제기자연맹(IFJ)이나 아시아기자포럼(AJF)에서 이 문제를 의제화 시킨다면 어떤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은가?



소팔=일반적으로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국제기자연맹(IFJ)과 아세안기자협회(AJF), 아시아기자협회(AJA) 등이 우리와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기자들이 체포되거나 구금되는 상황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고맙게 생각한다. 특히 IFJ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고…. 하지만 캄보디아 기자들에게 보다 나은 교육을 제공하면 좋겠다. 프로정신을 함양시키고 연수제도, 기자교류 등을 통해 뉴미디어 교육과 국제적인 마인드를 강화시키는 역할을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다양한 국제기구가 해야 할 것으로 기대한다.



라메쉬=국제기자연맹이나 아시아기자포럼 등에서 우리 현실을 인식하고 성명서를 내 주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힘이 된다. 좀더 우리의 실정을 세계적으로 알려 왕실의 정책이 변하길 기대한다.



파비아=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자신을 잘 돌보는 것이다. 세미나를 통해 우리 자신을 각성하고 정권에 항의하는 역할을 계속할 것이다. 이 부분에서 우리는 국제기구와 연계할 예정이다. 우리가 기자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강화하고 균형적인 보도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뢰성과 책임성을 망각하지 않고 정확하게 보도하는 기자로서의 기초에 충실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깨어있는 것이고 우리가 우리 자신을 지키는 일이다. 그런 부분에서 아시아기자포럼은 세계적으로 우리의 상황을 알리는 좋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지속적인 관심이 뒤따라야 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