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제181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SBS '살인주사' 일부병원 돈벌이 행태 '일침'
부산일보 '학교급식' 75개교 계량분석…탐사보도 새 지평

박인환 국민일보 편집부국장  2005.11.01 15:16:22

기사프린트




  박인환 국민일보 편집부국장  
 
  ▲ 박인환 국민일보 편집부국장  
 
전체적인 수준은 평균 정도에 머물렀다. 그리고 심사는 대체로 순조로웠다. 그만큼 우열을 가리기가 쉬웠다는 얘기다.



총 출품작 32편 가운데 예심을 거쳐 13편이 본심에 올라왔다. 그 가운데 8편이 수상했으니 심사위원들이 그리 박하기 점수를 매긴 것은 아니었다. 물론 갈수록 엄격해지는 1차 심사 때문이기도 하다.



요즘 들어 출품작이 달마다 대폭 늘어난 탓에 예심이 상대적으로 더 엄격해졌다. 설령 단독기사라 하더라도 상을 받을 만한 함량이 안 되면 탈락되기 일쑤다. 우선 취재보도 부문은 평소보다 많은 3편이 뽑혔다. 지난번 180회 때 이 부문 수상작이 한편도 없었던 상황에 대한 반작용인 것처럼 비쳐질 수도 있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모두 좋은 기사들이라 상을 안 줄래야 안 줄 수가 없었다.



동아일보 경제부 박중현 기자 등이 단독 보도한 ‘김윤규씨 감사보고서'는 그야말로 단독이라는 표현에 걸 맞는 딱 떨어지는 기사였다. 그 여파가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국민일보 정치부 손병호 기자의 ‘이해찬 총리, 대부도 땅 놀리고 있다'는 투철한 기자정신이 낚아 올린 상큼한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 심사위원은 “취재과정에서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서 보인다”며 고득점을 주었다. 이 기사 역시 그 파장이 길게 남아있다.



KBS 시사보도팀 박중석 기자 등이 모두 5건을 연속 보도한 ‘내신조작에 병든 교실' 역시 호평을 받았다. 지금까지 내신 성적 부풀리기 보도는 여러 차례 있었으나 이번처럼 내신을 조작한 경우는 처음이라는 점이 심사위원들의 시선을 끌었다. 내신 문제 자체는 그리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그런 속에서 또 다른 팩트를 찾아내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 올라온 SBS 사회부 박정무 기자의 ‘과산화수소, 위험한 살인 주사'는 몸에 좋다면 물불을 안 가리는 요즘 세태가 빚어낸 씁쓸한 현장에서 멀쩡한 사람들 몸에 마구 집어넣는 일부 몰지각한 병원의 돈벌이 행태에 일침을 가대로 잡아냈다는 평가가 많았다.



임상적으로 아직 검증이 되지 않은 과산화수소를 했다는 점에 대다수 심사위원들은 같은 의견을 보였다. 지역취재 보도부문에서 수상한 대전방송 보도국 강진원 기자 등의 ‘연구용 핵시설 부실운영-대덕연구단지의 핵 불안'도 보기 드문 역작으로 평가됐다. 연구용 핵시설의 총체적 부실을 이번처럼 체계적으로 짚은 것은 거의 처음이라는 분석이 뒤따랐다. 더구나 대덕연구단지의 희박한 안전의식을 통렬하게 질타한 점도 높은 점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지역기획 신문통신 부문에서 나온 2편의 수상작은 취재기자들의 노력과 새로운 문제 접근방식이 일궈낸 수작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경인일보 사회부 왕정식 기자 등 4명이 만들어낸 ‘마법의 특구, 골프장'은 자칫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골프장이라는 평범한 소재를 독특한 각도에서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획득했다. 특히 골프장을 농지와 비교한 것은 취재진의 분석력이 돋보인 대목이었다. 부산일보 탐사 보도팀 이상윤 기자 등이 심혈을 기울인 ‘학교급식 질 이렇게 달랐다-운영형태별, 급지별 최초 계량화 비교분석'은 학교급식이라는 널리 알려진 소재를 계량분석이라는 참신한 접근법을 활용해 보다 과학적으로 다룬 점이 눈길을 끌었다. 무려 75개 학교를 대상으로 학교급식의 질을 계량화했다는 것은 앞으로 우리 신문의 탐사보도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측면도 있다.



지역기획 방송부문에서 전주방송이 출품한 ‘비빔의 맛, 융합의 코드'를 보면서 많은 심사위원들은 “우리가 흔히 먹는 비빔밥이라는 음식을 이런 식으로도 조명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됐다. 더구나 해당 지역 로칼 방송이 그 지역의 특산물을 이처럼 재미있고, 다채롭게 조명한 점은 향후 지역기획보도에 새 지평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무작정 거창한 소재만을 잡으려고 한다거나, 타이틀만 요란하게 붙일 게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아이템을 얼마나 창의력 있게 다루느냐가 더 중요한 포인트라는 점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