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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사장, 제작본부장 교체 '승부수'

MBC 인사 배경과 전망
신경전·불화설 등 각종 소문 '홍역'

이종완 기자  2005.10.26 10:5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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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가요콘서트’ 공연장 압사사고 등 최근 잇따른 사건·사고로 총체적 위기에 처한 MBC가 지난 20일 신종인 부사장의 제작본부장 겸임 및 고석만 제작본부장의 특임이사 발령이라는 카드를 던졌다.



이번 인사는 임기 8개월이 지난 MBC 최문순 사장이 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내놓은 ‘고육책’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라고 볼 때 새롭게 바뀐 임원들의 향후 역할과 활약이 어떻게 전개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MBC의 이번 인사는 최 사장이 ‘장고’ 끝에 던진 ‘묘수(?)’이지만 상주참사 책임을 물어 드라마국장과 예능국장을 교체하면서부터 일찌감치 예견됐다는 것이 한결같은 중론. 사실 잇따른 악재의 책임당사자로 지목됐던 고 전 제작본부장에 대한 인사는 소문만큼이나 그 배경에 대해 MBC 내부 구성원들의 궁금증과 의구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실제로 MBC 내부에서는 당초 신 부사장과 고 본부장 간의 자리이동이 고려됐으나 상주참사의 책임을 져야 할 고 본부장이 거꾸로 승진되는 결과를 낳게 돼 ‘없던 일’로 했다는 후문이다. 그 이후 최 사장은 지난 3월 없앴던 정책기획이사 자리를 다시 신설해 고 본부장을 보내려고 했으나 이 또한 난관에 봉착했다는 것.



정책기획이사직은 정책기획실을 관장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인데다, 노조에서 없앴던 자리를 다시 만들려는 것은 결국 고 본부장을 위한 ‘위인설관’이라는 비판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결국 최 사장은 특별기획드라마 제작만을 담당하며 이사 대우를 받는 ‘특임이사’로 고 본부장을 발령하는 것으로 이번 사태를 마무리했다.



EBS 사장으로 있다 MBC 사장 경선에 나서기도 했었던 고 전 본부장을 다시 특임이사로 발령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만큼 최 사장이 갖고 있는 카드가 별로 없었음을 입증한다. 그 와중에 고석만 전 본부장에 대한 예우문제와 구성원들의 반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이런 탓에 최 사장은 겨우 정관상 보고사항에 불과했던 방송문화진흥회 정기이사회 때까지 인사단행을 미뤘고, 결국 방문진의 의결을 통해 특임이사라는 보직을 주는 방식으로 이번 인사에 대한 안팎의 껄끄러운 시선을 비껴갔다.



이 과정에서 MBC는 △최 사장과 고 특임이사와의 불화설 △방문진과 최 사장간 ‘신경전’설 등의 소문이 제기돼 한바탕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이를 입증하듯 MBC 노조(위원장 김상훈)는 19일 오전 소문으로 나돌던 부사장과 제작본부장 등 이사급 인사에 대한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업무의 중요성 때문에 정책기획실을 이사급으로 승격시켜야한다는 구성원들의 의견과 제작본부장의 정책기획이사 임명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만약 최 사장이 이번 인사를 강행한다면 그것은 구성원들의 동의를 결여한 구악의 행태라고 밖에 볼 수 없으며 최 사장을 개혁의 동반자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부 논란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이번 인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것으로 알려진 MBC의 한 관계자는 “대외적인 업무량이 많은 정책기획이사 자리는 지난 3월 조직축소로 없어진 후 기획실에서 신설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왔던 자리”라며 “더욱이 현 기획업무를 총괄해온 신 부사장이 대외업무보다는 제작업무에 더욱 관심을 많이 쏟아왔던 탓에 당초 이번 인사윤곽이 그렇게 짜여졌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그는 “그게 꼭 고 특임이사여야 했냐는 질문에는 할 말이 없지만 필요한 부분에 인사하는 것은 최고경영자의 고유권한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신종인 부사장은 TV제작본부장을 겸임하게 돼 MBC가 처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야전사령관’의 중책도 지게 됐다.



MBC는 신 부사장의 제작일선 복귀 이후 ‘다모’와 ‘위풍당당 그녀’ 등 MBC 드라마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시절의 연출능력과 내부경쟁체제 도입으로 인한 젊은 PD의 발굴, 기획아이디어를 스스로 내놓고 이를 현장에 접목시켰던 활약 등이 다시 부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MBC의 한 구성원은 “이번 인사와 관련 내부에서 많은 이야기가 있었던게 사실”이라며 “무리한 인사가 단행된만큼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이번 인사의 정당성을 입증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 최 사장의 개혁 작업이 순탄할지를 결정짓는 단초가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