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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미디어시장을 가다-에필로그

한국언론 브랜드 가치는?

차정인 기자  2005.10.26 10:3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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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한국언론재단의 미디어기자 테마취재 명목으로 영국, 프랑스,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 모두 4개국을 다녀왔다. 처음에는 유럽에도 수많은 국가들이 있는데 굳이 이 네 나라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궁금했다. 사전 취재 준비를 위해 자료를 검토하면서 국가가 미디어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4개국의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영국과 프랑스는 가치관의 차이가 확연히 느껴질 정도로 비교 대상이 되었다.



갔다 와서 느낀 점이지만 이들 네 나라는 미디어에 대한 자부심이 높다. 동행했던 한 일간지 기자는 영국과 프랑스의 미디어 시장을 ‘정글과 동물원’이라고 표현했다. 영국의 신문시장이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논리가 지배하는 정글이라면 프랑스는 종의 다양성 보장을 위해 울타리를 치고 먹이를 제공하는 동물원이라는 비유다. 공감하는 대목이다.



오스트리아와 네덜란드도 앞의 비유라면 동물원에 가깝다. 국가가 여론의 다양성, 민주주의의 보호라는 차원에서 규제가 아닌 일정의 지원을 당연시 한다는 말이다.



뿐만 아니라 영국을 포함해 이들 나라는 미디어 환경에 상당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영국은 위기다 아니다 논란이 있지만 BBC를 마치 영국의 브랜드인 양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BBC는 중동지역 전쟁에서 미국의 언론보다도 신뢰도와 공정성에서 앞서고 있음이 이용자들로부터 드러났다.



프랑스는 신문의 정론 역할에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좌파와 우파의 정치적 관점이 분명하듯 신문의 논조도 분명하다. 오스트리아와 네덜란드도 각기 그들만의 미디어 환경에 자부심이 역력하다.



그렇다면 한국의 언론은 어떠한가. 국가 경쟁시대에 미디어도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무엇을 내세울 수 있는가 곱씹어봤다. 현재로선 인터넷 언론의 선두라는 것 말고는 신문이든 방송이든 별다른 특징을 내세울 것이 없다는 생각이다. 언론의 생명이라고 할 만한 신뢰와 공정, 객관적 보도와 분명한 시각. 이런 것들에서 외국에 비해 쳐진다고 말하면 과잉일까?



미디어 정책도 정글인지 동물원인지 복잡하기만 하다. 미디어에 지원을 하는 것을 두고도 자기 입맛에 맞게끔 주장을 한다. 심지어 외국의 같은 기관을 다녀와도 매체에 따라 기사가 다르다. 한국이 아시아 중 언론자유 지수가 1위라는 결과가 나왔지만 여전히 한국 언론을 대표할 명제는 목마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