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테이로 가는 길은 멀었다. 워싱턴 DC에서 미주리주 스프링필드행 직항 항공편이 없어 텍사스주 댈러스를 거쳐야 하는 여정 때문이기도 하지만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는 심리적 요인이 작용했다. 그래도 우리는 나은 편이었다. 호스트인 로버트 레저가 워싱턴 DC에서부터 동행한 덕분이다. 7시간여 여정 끝에 17일 새벽 1시 무렵 스프링필드에 도착했다. 뉴욕과 워싱턴 DC에선 꿈도 꾸지 못한 선선한 공기가 지친 이방인을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가슴속에는 여전히 불안감과 기대감이 교차했지만.
3박3일 홈스테이 동안 가장 인상적인 점은 이방인에 대한 따뜻한 배려였다. 이 지역 일간지인 ‘뉴스리더’ 사설면 편집자이자 전 SPJ 회장인 레저는 우리를 위해 두 아들 앤드류(15)와 조슈아(14)의 방을 내줬다. 17일 저녁엔 `추석파티’를 열어줬다. 송편은 없었지만 소주를 마련하는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레저와 같이 일하는 신문사 동료와 지역 방송사 기자 등은 이방인이 권한 폭탄주를 기꺼이 들이키며 이역만리에서 추석을 맞는 외로움을 달래줬다.
둘째 날 저녁엔 레저가 다니는 신문사 편집국장 돈 와이어트로부터 식사초대를 받았다. 호박 안에 여러 가지 쌀과 고기, 야채 등을 섞은 메뉴는 우리를 배려한 흔적이 역력했다. 이례적으로 신문 발행인도 함께 했다. 발행인 토머스 북스테이버는 한국과 신문사에 대한 질문을 번갈아 던지며 관심을 표명했다. 우리는 “미국은 왜 중국이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데도 두려워하느냐”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한국과 미국 기자간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소중한 자리였던 두 차례의 파티, 스프링필드 구석구석을 안내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은 레저와 한국 옷을 즐겨 입은 부인 신디, 식사 후 설거지를 마다 않은 착한 두 아들. 스프링필드에서 보낸 짧은 홈스테이는 긴 여운으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