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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사)사랑하는 벗, 여동욱 기자를 보내며

CBS보도국 권혁주 기자  2005.09.28 10:4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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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여동욱 기자  
 
  ▲ 故 여동욱 기자  
 
사랑하는 우리 동기 내 친구 동욱아!



목 놓아 불러 봐도 너는 이제 말이 없구나. 이 청명한 계절에 날벼락 같은 너의 부음이라니. 뜨겁던 지난 여름 그렇게 큰 수술을 했으면서도 씨익 웃으면서 동기들을 맞아주던 네 모습이 생생한데 어쩌자고 그리도 빨리 우리 곁을 떠나간단 말이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았을 네 새끼들, 꽃 같은 아내를 두고 원통해서 어떻게 두 눈을 감았느냐? 네 늙으신 부모님과 오누이들은 가슴을 부여잡고 저렇게 애통해 하는데 꼭 그렇게 서둘러 가야만 했느냐?



말 좀 해 보게.



각지고 굽은 세상 바로 펴 보자고 억울하고 힘없는 사람들 편이 되겠다던 그 열정과 다짐 다 어디 두고 이리 누워있단 말이냐?



기자생활 15년. 힘도 들었겠지.



최루연기 자욱했던 대학가 시위현장부터 대형 권력비리 수사가 끊임없던 검찰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정치권에서 최고의 권부라는 청와대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밤을 설치고 피를 말렸겠나. 단 한 줄짜리 기사 확인을 위해 입을 바짝바짝 말려가며 했었을 그 숱한 전화와 분초를 다퉈야 했던 방송마감시간과의 싸움, 또 밤을 새다 시피하며 썼던 그 많은 레이다 원고들. 최근에는 노컷뉴스에 텔레비전 뉴스에 이르기까지…, 여기에 살림살이 걱정까지 더하느라 얼마나 힘들었겠느냐?



그러나 이제는 내려놓게. 어깨를 짓눌렀던 모든 걱정거리와 원망들. 좋은 추억만 갖고 가게. 어린 정재와 다은이, 그리고 집사람, 늙으신 부모님. 걱정도 그만 하게나.



산 사람들은 또 그렇게 살아가는 법. 세상이 팍팍하다지만 월급은 많지 않다지만 가슴 따뜻한 동료 선후배들이 있지 않은가? 우리도 이제 자네를 보낼 것이네. 치열하고 성실하게 살았던 가슴 따뜻했던 기자로만 추억하면서….



지난 여름 우리 동기 승진이 모친상을 당했을 때 다같이 땅끝 마을 해남을 다녀왔었지? 슬프기도 했지만 동기들과 함께한 시간이 너무나 좋았다고 환히 웃던 네 모습이 아련하다. 힘들고 바빠도 자주 이렇게 정을 쌓아 보자던….



올 가을 그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곧 우리 다시 만나지 않겠나….



잘 가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