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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비서실동 출입 허용해야"

참여정부 언론정책 점검…청와대 출입기자 긴급 좌담

정리=김신용 기자  2005.09.07 09: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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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후 12시부터 2시간동안 진행된 ‘참여정부 언론정책 점검…청와대출입기자 좌담회’. 이날 기자들은 참여정부 언론정책 전반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 1일 오후 12시부터 2시간동안 진행된 ‘참여정부 언론정책 점검…청와대출입기자 좌담회’. 이날 기자들은 참여정부 언론정책 전반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회통합 위해 언론 다양성 수용해야

잦은 오보대응이 보도행위 위축 초래





참여정부가 출범한지 2년 반이 지났다. 그동안 참여정부는 언론과의 긴장관계를 유지하며 언론개혁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참여정부가 추진한 언론정책의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본보는 2년 반 동안 진행된 참여정부의 언론정책을 평가하고 개선점을 도출하고자 청와대 출입기자들을 초청 긴급 좌담회를 가졌다.





◇좌담회 참가자(가나다순)

김광덕 한국일보 차장대우

이재훈 MBC 부장대우

최병수 강원일보 부국장

허원순 한국경제신문 차장

사회=본보 김신용 차장





사회=바쁜 시간을 내준데 대해 감사하다.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정권의 언론정책을 평가하는 좌담회에 직접 참석한 것은 현 정부 들어 처음이 아닌가 한다. 먼저 참여정부가 추진해 온 언론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언론정책, 브리핑제도, 청와대 비서실동 봉쇄 등 구체적 사안을 예로 들어주면 좋겠다.



김광덕=참여정부의 브리핑정책은 개방형 브리핑제이다. 정부는 기자실을 많은 언론에 개방하고 많은 정보를 공개한다는 취지로 이 제도를 도입했지만 많은 문제가 표출됐다. 대표적으로 ‘개방형 브리핑제도’라 할 만큼 많은 정보를 주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기자들은 정보갈증을 느낀다.

청와대가 비서실동에 대한 출입기자들의 출입을 금지한 것도 문제다. 관련 일화를 소개하고자한다. 내가 아는 시민단체 활동가가 환경문제로 상의할게 있어서 신문사 기자와 함께 청와대를 찾았다. 하지만 그 기자가 기자신분증을 제시하자, 출입을 못한다고 했다. 잠시 실랑이를 벌이다 취재하지 않는 조건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일반시민들은 들어가는데 기자는 못 들어가는 것이 청와대 비서실동이다. 외국에서도 약속을 하면 비서실동을 출입한다.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사례가 없다.



이재훈=모든 청와대 발표내용을 모든 언론에 공개해야 한다. 하지만 청와대는 공식적이고 일방적인 발표만 있다. 기자와 취재원들과의 교류나 백그라운드 브리핑이 부족하다. 때문에 기자들은 핵심적인 의제에 대해서도 ‘이게 무슨 소리냐’하며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 표피적인 기사만 쓸 수밖에 없다. 핵심관계자들과 교류를 해야 심층 기사를 쓸 수 있다.



허원순=개방형 브리핑제도는 언론과 취재원들의 거리를 멀어지게 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개방형 브리핑제도가 너무 급격히 진행돼 부작용이 속출했다. 관위주로 간 것이지, 정보를 기자들에게 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행정편의주의적 측면이 있다. 기자는 전문가 집단에 속하는데 “주는 것만 받아써라”는 식이면 곤란하다. 이러한 복합적인 것이 작용하면서 기자의 격도 급격히 떨어졌다. 이와 함께 잦은 오보대응이 보도행위의 위축을 초래했다고 본다.



최병수=총론적으로 말하면 ‘개방의 패라독스’이다. 겉으로는 개방이지만 속으로는 오히려 봉쇄가 됐다. 참여정부가 너무 언론을 ‘친노-반노’로 묶었다. 민주주의 사회는 다양성이 존재한다. 참여정부는 기사를 공급자 중심의 시각에서 바라본다. 수요자 입장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또한 브리핑이 내실이 없다. 미국 백악관이나 국무성의 경우 기자들이 물어보면 상세하게 답변해준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기자들이 질문을 하면 “더 이상 모르겠다” “거기까지 합시다”고 답한다.



김광덕=스킨십 문제가 크다. 수석들은 그나마 브리핑하러 춘추관에 가끔 들른다. 상당수 비서관의 경우 새로 임명되도 춘추관에 들르지 않는다.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얼마 전에 6~7명의 비서관과 처음으로 명함주고 받았다. 아마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상당수가 비서관 얼굴을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이는 전화로 취재하는데도 큰 제약이 된다. 알지 못하니까 말하기가 쉽지 않다. 덧붙여 지적하면 오보대응의 방식이다. 정부가 오보대응 등을 업무평가에 집어넣었다. 그런 것은 과잉 대응을 낳는다.





사회=참여정부의 언론정책에도 긍정적인 면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것만은 잘했다고 생각하는 언론정책은 무엇인가.



이재훈=불투명한 거래는 크게 줄었다. 언론사에 로비나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 거의 사라졌다. 이는 기자사회의 자정노력이 크게 기여했다고 본다. 민주화 이후 국민의 정부시절부터 꾸준히 진행된 결과물이라고 본다.



허원순=부채의식이 사라졌다. 즉 출입처 의식이 없어졌다. 기자들이 자신의 출입처를 의식하지 않고 기사를 쓸 수 있게 됐다.



김광덕=정부와 언론관계, 언론자체 문화가 그 전보다 나아졌다. ‘권-언’간 부적절한 유산들이 사라졌다. 부적절한 취재관행이 문민의 정부, 국민의 정부를 거쳐 오면서 점차 깨끗해졌다. 이는 시대의 변화 속에 서 언론 스스로, 기자들 스스로 끊임없이 노력해왔기 때문이다.



최병수=시각의 스펙트럼이 다양해졌다. 인터넷과 지방지의 경우 현 정권과 각 분야간에 내실있는 기사를 쓸 수 있는 장이 많아졌다. 민원성 업무가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사회=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은 2년반 내내 화제가 됐다. 노 대통령은 최근까지 “권력을 통째로 내놓을 수 있다”, “새 정치문화를 전제로 2선 후퇴, 임기단축도 생각해봤다” 등의 발언을 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는가.



김광덕=대통령의 말은 모든 국민이 쉽게 알아들어야 한다. 하지만 최근의 발언은 청와대측은 명쾌한 발언이라고 하지만 “그게 무슨 뜻이냐”고 궁금해 한다. 궁금하지 않도록 쉽고 분명해야 한다. 너무 많은 메시지와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있는데 이를 줄이고 듣는 걸 많이 해야 된다.



재훈=대통령이 말한 최근의 이슈들은 충격적이고 폭발성이 있는데 교감 속에서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 대통령의 말은 홍보, 정무라인의 교감 속에서 나오는 압축된 표현이어야 한다. 그래야 청와대 참모들이 백그라운드 브리핑을 할 수 있다. 좀 더 정제된 표현, 세련된 표현을 했으면 한다.



허원순=국민들은 노 대통령의 취임 초부터 말이 많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장관 등 관료들에게 무언가를 하나하나 설명하고 싶어 한다. 그러다보니 말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아마 대통령은 그러한 말들이 언론에 모두 나간다는 것을 간과하는 것 같다. 때문에 지금부터는 되도록 말을 줄여야 한다. 참모들도 대통령의 정교한 메시지관리를 해야 한다.



최병수=노 대통령이 추진해 온 정부혁신·지방분권·정당개혁·지역구도 타파 등에 대해 1백% 찬성한다. 하지만 대통령이 혼자서 다하려한다는 인식을 지울 수 없다. 참여정부라는 아젠다에 맞게 모든 국민들이 알고 참여해야 한다. 국민 모두를 참여시켜야 한다. 설득하려는 욕심보다는 함께하려는 욕심이 많았으면 한다.





사회=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애환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청와대를 출입하면서 얽힌 에피소드 등이 있으면 허심탄회하게 말해 달라.



허원순=청와대 기자들에 관한 얽힌 이야기는 많다. 2년 전에 춘추관에 처음 오니 독서실을 꾸며놓았다는 느낌이었다. 좁은 공간에서 기사를 쓰는 모습, 춘추관 마당에서 기자들이 휴대폰 들고 통화하는 모습 등은 이색적이었다. 뒤늦게 깨달은 것이지만 기자들이 춘추관 마당에서 멀리 가서 전화할수록 중요한 취재를 한다고 보면 된다. 내부의 전화는 다른 사람들이 들을 수 있는 등 보안유지가 안되기 때문이다.

에피소드도 많다. 지난해 대통령 순방취재 당시 카자흐스탄에 갔을 때의 일이다. 예약을 못해 기자들이 메트리스에서 자는 일도 있었다. 나도 메트리스 두 개를 깔고 잤다.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청와대 기자들이 대통령의 전용기를 타는 등 별것인양 생각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김광덕=나 또한 처음 왔을 때 기자실이 독서실이라는 느낌을 받았다.(웃음)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과거에 비해 권위가 없어졌다. 위상도 함께 낮아졌다. 역으로 업무강도, 노동강도는 오히려 커졌다. 최근 대통령과 정치부장단 간담회의 기록이 원고지 2백25쪽 분량이었다. 기자들은 이를 10~20분 만에 읽고 정리해야 한다. 의제를 설정하고, 스트레이트와 박스기사를 써야 한다. 때문에 순간 스트레스 강도가 세다. 청와대 비서실동에 못 들어가기 때문에 ‘춘추관 출입기자’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최병수=지방사의 경우 춘추관을 ‘춘추寺’라고 한다. 풀 취재를 들어가는 경우를 제외하고 책상에 앉아 염불을 왼다는 것이다. 또 절간마당을 배회하는 것이 낙이 아닌 낙이라는 푸념 섞인 자조가 나오고 있다.



이재훈=참여정부 출범 이후 재신임, 탄핵, 행정수도, 연정 등 큰 기사들이 쏟아져 나와 정신이 없었다. 인사도 많았다. 정말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모를 정도로 지나갔다. 그만큼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노동 강도는 여느 기자들 못지않게 많았던 것 같다.





사회=청와대 출입기자들이 바라는 언론정책을 듣고 싶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 홍보라인에 하고 싶은 말을 구체적이고 솔직하게 밝혀 달라.



이재훈=청와대 비서실동의 출입제한을 풀어줘야 한다. 보다 정확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차원에서 철폐돼야 한다. 과거정권에서도 비서실동은 날짜와 시간을 정해 출입해 왔다. 청와대에서 우려하는 부분은 최소화하면 된다.

또한 현 정부의 이름이 참여정부인데 최근의 이슈들을 볼 때 많은 국민들이 참여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좀 더 국민의 여론에 귀를 열어야 한다. 너무 앞서면 고립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김광덕=참여정부는 언론관계에 대한 규정을 ‘건강한 긴장관계’에서 ‘건강한 협력관계’, ‘창조적 경제적 협력관계’로 점차 변화시켰다.

이를 위해 몇 가지를 말하고자 한다. 우선 정부는 언론에 대해 신뢰를 갖고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비서실동을 개방해야 한다는데 같은 생각이다. 사전약속을 통해서라도 허용돼야 한다. 기자들이 직접 눈으로 보는 행정을 국민들에게 보고 써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언론자유의 위축으로 이어진다. 서로 대화하고 스킨십을 갖는 자리를 자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이와 함께 정부가 해설기사까지 일일이 대응하는데 이는 언론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 이와 같은 보도대응은 절제할 필요가 있다.



허원순=언론과 정부는 사회를 개선, 개혁하는데 같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큰 파트너 의식을 가져야 한다. 애정을 가져야지, 기자와 언론의 격을 깔아뭉개면 안 된다. 언론을 지나치게 공격하고, 비판하는 것은 언론과 정부의 관계에 도움이 안된다. 물론 기자들도 반성할 필요가 있다. 춘추관과 기자실에 깔린 개인주의와 냉소주의를 버려야 한다. 나만 잘하면 된다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 공통된 힘이 모아진다면 개선의 목소리가 파괴력이 있을 것이다.



최병수=맞는 말이다. 기자들도 동료의식을 가져야 한다. 최근 참여정부는 사회통합을 이야기하는데 이를 위해 제일 먼저 언론의 다양성을 수용해야 한다. 정부가 언론을 지나치게 정치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안된다. 사회통합이란 아젠다에 맞게 언론과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