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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와 '솔로몬의 지혜'

이종완 기자  2005.08.24 09:5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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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완 기자  
 
  ▲ 이종완 기자  
 
국민일보의 ‘에디터제’ 추진과정을 지켜보노라면 마치 ‘개혁’과 ‘퇴보’의 차이란 게 깻잎 한 장 차이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올 초 파격적인 편집국내 시스템 변화 시도로 주목을 끌었던 국민일보가 시행 8개월 만에 ‘에디터제’를 비롯한 각종 ‘개혁조치’를 원상복구 시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에 따른 책임론 공방이 한창이다. 특히 지난 17일 본보의 ‘국민, 에디터제 실패로 끝나나?’란 기사로 그동안 잠잠했던 국민일보 내부의 에디터제 찬반론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된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4강신문 도약’을 목표로 불과 8개월 전만해도 강한 개혁드라이브를 시도해 대대적인 탈바꿈을 시도하려했던 의지가 점점 시들어 급기야 큰 기대를 모았던 ‘에디터제’마저 폐지할 분위기를 내비치고 만 때문이다.



국민일보 구성원들 중에는 “국민일보가 모처럼 무언가 해보려던 모습이 다시 원점으로 회귀한 듯 한 모습에 더 이상 기대가치가 없어졌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새 나오고 있다. 또 일각에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라는 실망감과 함께 맥없이 후퇴하고 만 개혁드라이브에 일말의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는 모습도 역력해 보였다.



현재 국민일보 내부에선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론까지 흘러나오고 있지만 이해관계에 따라 ‘아전인수(我田引水)’격 해석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4강신문 도약’이라는 국민일보 창사 이래 최초의 개혁 작업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채 불과 1년도 안돼 꿈을 접게 만든 원인을 찾는 게 급선무”라는 대안론도 불거져 나오고 있지만 대세는 ‘원점회귀’로 기울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나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국민일보가 창사 이래 처음이자 최대 규모로 변화와 개혁을 시작해놓고 불과 1년도 안돼 경영전략실 폐지와 에디터제 폐지 검토 등 요란했던 시작과 달리 특별한 해명 없이 이를 포기하려 한다는 비난을 안팎으로 감수해야 할 처지라는 것이다. 혹 변화와 개혁을 싫어하는 일부 힘(?) 있는 언론종사자들의 구태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명쾌한 답변이 나올 수 있을지 궁금할 따름이다.



“창사 이래 최대 변화와 개혁 추구로 ‘4강신문’의 반석에 오를 수 있는 기회임에도 이를 스스로 포기하고 만다면 그 같은 어리석음이 또 어디 있겠는가?” 라는 내부의 의구심이 지배적인 까닭도 이 때문이다.



‘4강’ 도약을 향한 ‘국민의 지혜’는 정령 ‘솔로몬의 지혜’보다 더 어려운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