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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교훈 찾아 미래 대처해야

(특집/신문의 미래)언론변화 키워드는 '비주얼' '인터넷'

허행량 세종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2005.08.17 09:5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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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행량 교수  
 
  ▲ 허행량 교수  
 
언론의 미래에 대한 질문은 계속되고 있지만 그에 대한 답은 명쾌하지가 않다. 상상할 수 없이 많은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뒤얽혀 언제 어떤 변화가 닥칠지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현명한 방법은 현 상황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이를 바탕으로 과거의 교훈을 찾아내 미래에 대처하는 것이다.



언론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핵심키워드는 ‘비주얼 문화’와 ‘인터넷 문화’이다. 비주얼문화의 핵심매체인 텔레비전은 범죄율증가 소비증가 스트레스유발 등 인간생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텔레비전을 포함한 비주얼미디어 덕분에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낫다’ 또는 ‘보는 것이 믿는 것’이라는 속담은 이제 현실이 됐다. 텔레비전의 중계로 전쟁도 게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에서 목격할 수 있었다.



또 다른 키워드인 인터넷문화는 언론의 창조, 유통, 소비의 영역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언론인만이 할 수 있었던 뉴스가공과 창조를 인터넷의 보급으로 이제는 누구나 할 수 있게 됐다. 디지털카메라와 인터넷만 있으면 누구나 정보를 가공하고 창조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방송프로그램이나 신문을 소비자에게 유통시킬 때 ‘유통비용 = 제로’라는 유통혁명을 가져온 것도 인터넷이다. 이 덕분에 소비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PDA, 휴대폰, 텔레비전, PC를 활용해 다양한 형태로 정보나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비주얼문화와 인터넷문화가 결합되면서 인간인식에는 혁명적인 변화가 불어오고 있다. 컬러나 디지털TV로 비주얼문화는 이미 현실의 이미지를 대체할 정도로 발전했으며 인간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비주얼정보의 폭격을 받고 있다. 비주얼매체가 없었던 1백년 전에 살았던 조상들이 평생 경험할 수 있는 이미지를 우리는 하루에 더 경험하고 있다. 비주얼문화의 급속한 발달로 ‘인간의 뇌는 텔레비전이 제공하는 이미지와 현실 이미지를 구분할 수 없다’라고 할 정도로 인간인식은 커다란 충격을 받고 있다.



너무나 많은 이미지폭격에 사람들은 이미지에 더욱 둔감해졌으며 언론은 그 초조함으로 더욱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이미지로 호소해왔다. 이같은 비과학적 접근으로 언론은 소비자의 주목을 받는 데는 성공했지만 호감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 그 좋은 예가 일부 인터넷 사이트와 스포츠 신문의 쇠퇴이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이미지로 주목을 얻는 데는 성공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대중의 호감을 얻지 못할 경우 그 생명력은 길지 않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다.



시청각 매체는 이미 시각 청각은 물론 어떻게 포장하느냐에 따라 촉각 후각 미각마저 자극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 상품이나 서비스판매에서 기능보다는 디자인과 같은 이미지가 성패를 좌우하고 있다. 이미 텔레비전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데도 젊은 층이 대상일 때는 형식, 장년층이 대상일 때는 콘텐츠라는 공식이 통용된다. 세계의 언론이 비주얼문화와 인터넷문화에 따른 변화를 모색하면서 과거의 틀을 뒤바꾸고 있는 배경도 바로 여기에 있다.



시각매체는 인간의 의식이나 무의식을 통해 막대한 파급효과를 가져온다. 최근 우리사회를 뒤흔든 X파일사건이나 누드화보집 등은 비주얼문화의 파워를 말해주고 있다.



인터넷문화도 언론인에 필요한 자질을 변화시키고 있다. 언론이 사실전달에 그칠 경우 신문은 텔레비전, 텔레비전은 인터넷을 당할 재간이 없다. 정보전달네트워크의 파워를 기준으로 책정한 언론사파워는 이제 신문이나 방송이 아닌 인터넷이 차지하고 있다. 언론인의 전문성을 기준으로 할 때도 인터넷에는 언론인보다 더 쟁쟁한 전문가들이 우글거리고 있고 이들은 언론인 이상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우리사회에 충격을 준 어린이집 부실도시락사건과 같은 뉴스도 인터넷에서 시작됐다. 세상의 변화는 인터넷에서 비롯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이다.



우리언론은 지금까지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언론의 모델을 모방해 미래에 대비할 수 있었다. 인터넷문화가 가장 활발한 한국이 이제 미래언론의 모델을 제시해야 할 상황이 됐다. 미래 언론의 모델은 비주얼문화와 인터넷 문화에 대한 신경과학 등 과학에 근거한 심층적인 분석을 통해 그 답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