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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사는 있는 그대로 알리는 기사

(특집/기자들에게 바란다) ④ 법륜 스님

법륜 스님  2005.08.16 09:3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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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륜 스님  
 
  ▲ 법륜 스님  
 
사람은 말이나 글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 물론 몸짓으로 표현 할 때도 있지만 말과 글로 표현하는 것에 비하면 아주 제한적이다. 말은 사람이 서로 간에 의사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가장 좋은 수단이다. 그런데 말에는 사실을 알리는 말, 감정을 나타내는 말, 견해를 나타내는 말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예를 들면, 아내가 식사를 준비해 놓고 남편에게 식사하라고 할 때 하는 말을 살펴보자. "식사가 준비되었습니다", "식사하세요", "식사 안하고 뭐 해요", "식사 안 할 꺼요?" 이때 "식사가 준비되었습니다"는 사실에 대한 알림이다. 먹든, 먹지 않든, 빨리 먹든, 늦게 먹든 그것은 남편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다. "식사하세요"라는 것은 지금 먹으라는 아내의 판단을 표현하는 말이다.



"식사 안하고 뭐 해요" 는 식사가 준비되었는데도 남편이 아직 식사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약간의 불만 섞인 아내의 감정 표현이다. "식사 안 할 꺼요?" 하는 것은 식사를 하지 않고 있는 남편에 대한 불만으로 식사를 치워버리고 싶은 강한 감정을 표현하는 말이다.



사실에 대한 알림은 사실을 알림과 동시에 상대의 의사를 존중하는데서 나온 표현이다. 그러나 감정이나 견해 표현은 상대의 의사를 존중하기보다는 자신의 판단을 강요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실의 알림은 상대에게 꼭 필요한 말이지만, 자신의 감정이나 견해 표현은 상대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자신을 위해서 표현하는 것이다.



좋은 기사는 사실에 대한 알림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기자는 숨겨진 사실, 왜곡된 사실을 찾아내어 사실 그대로를 세상에 알려야 한다.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은 독자들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 그러면 사실에 근거한 대중의 자발적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의 언론은 '사실을 알림'이라는 언론 본래의 사명에는 소홀한 것 같고, 감정과 비판이 너무 앞서는 것 같다. 사주나 기자 개인의 견해가 앞서거나, 정치적, 경제적 이해가 앞서서 사실 규명이 부족한 것 같다. 어떤 때는 기자 개인의 견해나 감정을 국민의 견해나 감정으로 왜곡 보도하는 것 같다. 물론 언론사의 입장이나 기자의 입장이 필요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런 때는 사실과 구분해서 기자 개인이나 언론사의 견해임을 밝혀야 한다.



기자정신이라고 하는 것은 사건에 대한 비판적 태도이기보다는 사실을 찾아내어 사실대로 세상에 알리고자 하는 것이라야 한다. 그러므로 좋은 기사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리는 기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