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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원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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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시작된 미국 ‘리크게이트(Leakgate)’의 여파가 최근 백악관 핵심부까지 확산됐다. 공개하지 말아야 할 중앙정보국(CIA)비밀요원의 신분을 누가 누설했는지 수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뉴욕타임스 기자는 “누설자(leaker)를 밝힐 수 없다”고 버티다가 감옥으로 갔고, 타임 기자는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약속해 감옥행을 면했다.
언론인은 (비밀)취재원의 신분을 법정에서 밝힐 의무를 지는가 아니면 이 의무에서 면제되는가?
언론인이 취재원의 신원을 말하지 않아도 되는 특권을 인정하는 법은 ‘방패법(shield law)’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선 1896년 메릴랜드주가 ‘방패법’을 입법한 이래 31개 주가 방패법을 갖고 있다. 돈 펨버(Don Pember) 워싱턴대(UW)교수의 ‘매스 미디어 법(2003)’에 의하면 미국의 수정헌법 1조는 언론자유를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연방대법원은 이 조항이 ‘언론인의 취재원 보호를 위한 특권(방패적 기능)’을 포함한 것으로 해석하지 않았다.
1972년 미 연방대법원은 ‘브랜즈버그 대 헤이즈’ 사건에서 “기자들은 일반 시민과 다를 바 없다”고 판결하면서 해당 기자에게 마약제조에 관여한 비밀취재원의 신분을 밝힐 것을 명령했다. 이 판결은 ‘루이빌 쿠리어-저널’의 폴 브랜즈버그 기자에 대해 그가 취재원과 맺은 ‘비밀보장 약속’을 무효라고 해석한 것이다. 미국의 연방대법원이 취재원보호 문제에 대해 판결한 것은 이것이 처음이며 마지막이다. 그러나 미국의 31개 주는 나름대로 방패법을 운영하고 있으며 주법원들의 방패법 판결은 들쭉날쭉하다.
언론인이 직접 관여되는 것은 아니지만 언론인이 취재했으나 보도하지 않은 정보(취재수첩이나 필름 등)를 수사관들에게 넘겨주어야 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1971년 4월 미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카운티 경찰은 스탠퍼드 대학의 학생신문 ‘스탠퍼드 데일리’의 편집국에 대해 수색을 실시하려다 저지당했다. 경찰은 시위진압 당시 경찰관을 부상케 한 과격학생들을 찾아내기 위해 시위장면을 촬영한 ‘미보도 사진 필름’을 압수하려 했다. 학생신문측은 “편집국 수색은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킨다”면서 몸으로 이를 막았다.
다툼은 결국 연방대법원(주르커 대 스탠퍼드 데일리 사건)에까지 올라갔다. 연방대법원은 이에 대해 “언론자유의 문제가 아니라 범죄수사를 위해 수색할 권리가 있느냐의 문제”라고 성격을 규정하면서 학교신문측의 저항논리를 인정하지 않았다. 편집국(보도국)수색은 ‘주르커 사건’ 판결 이전에는 매우 드물었으나 이 판결 후 흔한 현상이 됐다고 한다. 이후 미국 언론계는 이에 대항하기 위해 취재수첩이나 필름 등을 압수하는데 제한을 가하는 ‘프라이버시 보호법 1980’을 만들었다.
취재원을 보호하는 방패법의 법익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엇갈려 있다. 찬성론은 방패법이 취재원을 보호해 주는 만큼 민감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부추겨 사회적 공익에 보탬이 된다고 주장한다. 반대론은 언론인도 일반 시민과 같이 증언과 수사협조의 의무를 가진다고 주장한다. 언론인에게 추가적 특혜를 줄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국내에서도 취재원보호나 편집국(보도국)수색에 관한 논란은 수시로 불거지고 있다. 수년전 한겨레신문과 서울방송에 대한 압수-수색 시도는 `언론자유를 침해한다’는 언론인들의 저항을 초래했다. 편집국(보도국) 수색은 어떤 경우에 한해 인정될 수 있는가. 또 언론인은 (비밀) 취재원의 신원을 어떤 경우에 한해 보호할 수 있는가. 취재원 보호 문제와 편집국(보도국) 수색을 둘러싼 논란은 어디에서나 `현재 진행형’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