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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천당·지옥 오갔다

X파일 자료확보 하고도 타 언론에 선제보도 뺏겨
'국민 알권리' 공감속 내부결속 강화 '반전'

이종완 기자  2005.08.03 10: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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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X파일’로 불리기도 했던 ‘안기부 X파일’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7개월 전부터 관련 자료를 확보, 가장 오랜 동안 자료와 취재를 해온 MBC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충격을 경험했다.



예측하지 못했던 조선일보와 KBS의 보도로 과거 공영방송으로서 한국사회의 변혁을 이끌어왔다고 자부해온 MBC의 위상이 한꺼번에 실추될 위기에 빠졌었기 때문.



게다가 ‘X파일’이 보도되기 시작한 지난달 21일, MBC 보도국 내에서는 보도여부를 놓고 치열한 난상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일부 간부들의 책임론이 거세게 제기되는 등 내부 갈등 분위기가 전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23일 ‘9시 뉴스데스크’를 통해 ‘X파일’ 관련 내용을 전체 시간의 3분의 2 이상을 할애하는 등 20건에 달하는 보도로 그동안 실추됐던 MBC의 명예를 다소 회복시켰다.



MBC 보도국 내에서는 ‘X파일’의 당사자로 지목된 이학수 삼성구조본부장과 홍석현(전 중앙일보 사장) 주미대사가 MBC에 대해 보도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는 점이 역으로 MBC의 실명거론을 가능케 한 이유가 됐다고 보고 있다.



또 MBC 보도국 내부에서는 기자들 스스로 ‘X파일’ 보도지연에 대한 자성론이 제기되면서 후속·보완 취재를 위해 이상호 기자가 포함된 특별취재반을 구성한데 이어 삼성으로부터의 소송 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한때 MBC 보도국에서는 ‘X파일’과 관련한 타 언론사의 취재가 진행되면서 해당 기자인 이상호 기자에게 타 언론사 기자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자제해줄 것을 요구하고 보도국 입구에도 불필요한 외부인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청원경찰을 배치하는 등 민감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달 31일 검찰이 본격 수사에 나서면서 ‘X파일’ 당사자인 MBC 이상호 기자에게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두할 것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출국금지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져 MBC 내부의 분위기를 다시 술렁거리게 하고 있다.



이날 MBC노조는 ‘검찰은 당당한 길을 선택하라’는 성명서를 통해 “이상호 기자와 보도국장을 구속하고 이번 MBC의 보도를 ‘추악한 거래’쯤으로 몰고 가려고 한다면 검찰은 곧 백배 천배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검찰은 스스로에 대해 당당한 길을 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MBC는 현재 이상호 기자 출두로 인한 각종 상황 분석과 법률적 판단 등 내부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검찰 수사에 응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결론을 내놓고 빠르면 4일 오후쯤 이 기자가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출두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태다.



MBC의 한 기자는 “‘X파일’과 관련해 먼저 보도하지 못한 기자들의 사명감과 자존심 문제로 불평불만이 제기되기는 했지만 이후 MBC의 보도가 이번 사태의 본질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다는 점 등을 토대로 다시 결속력이 강해지고 있다”며 “앞으로 삼성과의 법률 다툼 등 난제가 적지 않지만 무리 없도록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직 문화일보 정치부장과 MBC 경제부장을 지낸 언론계 출신 국회의원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과 박영선 의원은 2일 ‘X파일 수사! 3대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현재 X파일 수사는 본말을 전도하는 진행양상을 띄고 있다는 상당한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X파일 수사가 방향을 잃고 있다”고 전제한 뒤 “검찰의 MBC 기자소환과 삼성그룹의 MBC를 상대로 민형사소송 제기 움직임은 언론자유 침해 우려가 있어 언론의 공동대응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