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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 X 파일' 일파만파...엄청난 파장

조선 보도 이후 모든 언론사 보도 경쟁
지난달 21일부터 현재까지 관련 보도 이어져

이종완 기자  2005.08.02 14:5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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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7년 대선당시 정·재·언론계 불법정치자금 관련의혹을 담고 있는 ‘안기부 X파일’이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21일 조선일보를 통해 언론에 처음 공개된 이후 전 사회적으로 등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오고 있다.



‘안기부 X 파일’파문은 지난달 21일 조선일보가 ‘안기부, YS 정부 때 비밀조직운영…政․財․言 인사들 대화 불법도청’이란 제목의 관련의혹 기사를 보도하면서부터 시작됐다.



MBC가 취재여건 미비를 이유로 ‘X파일’보도를 미루고 있던 시점에 조선일보는 과감히 국가안전기획부(현 국정원)가 지난 93년부터 98년 2월까지 무려 5년 동안 ‘미림’이라는 비밀도청팀을 통해 정·재·언론계 주요인사들의 대화내용을 불법 도청해왔다고 폭로했다.



전직 안기부 직원 8명의 증언을 토대로한 조선의 발빠른 보도는 다음날 관련파일의 실제 보유자인 MBC측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또 경쟁사인 KBS마저 당일 관련녹취록을 입수,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9시뉴스를 통해 보도함으로써 MBC의 ‘뒤늦은’ 전면보도를 이끌어내는 전환점을 제공했다.



국민들로부터 국민의 알권리를 외면했다는 따가운 눈총을 받게 된 MBC는 급기야 22일 법원의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을 토대로 ‘9시 뉴스데스크’를 통해 축소된 보도를 내보냈다.



하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수박겉핥기’식 보도에 그쳤다는 비난으로 모아졌다.



이에 MBC는 23일 관련 파일의 전면보도방침을 결정하고 취재당사자인 이상호 기자를 직접 스튜디오 전면에 내세워 취재경위와 사건의 전말을 소개하는 등 ‘9시 뉴스데스크’ 시간의 3분의 2인 33분을 할애, 20꼭지의 관련보도를 내보냈다.



MBC는 이날 보도를 통해 “97년과 2002년 대선에서도 삼성이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었다”며 삼성에 대한 검찰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일지 공개와 삼성 이건희 회장의 개입여부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MBC는 이날 보도로 사실상 국내 최대재벌인 삼성과 거대언론사 중 하나인 중앙일보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셈이 됐고 현재 ‘국민의 알권리’ 우선이냐, 관련 법률인 통신비밀보호법 준수가 우선이냐는 논란에 휩싸여 검찰조사를 앞두고 있는 상태다.



MBC 보도가 있은 직후 신문·방송·통신을 비롯 국내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안기부 X 파일’과 관련된 내용을 전면 보도하기 시작, 관련 테이프 녹취록에서 언급된 35명 인사에 대한 관련수사까지 진행되고 있다.



이같은 MBC의 23일 ‘안기부 X 파일’문건 전면 보도는 시간이 흐를수록 사건이 보다 구체화되면서 국내 사회 전반에 걸친 메가톤급 파괴력을 보이고 있다.



신문, 방송을 비롯한 24일 대부분의 언론과 시민사회단체,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의 이해당사자로 지목받고 있는 홍석현(주미대사) 전 중앙일보 사장의 신변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사태의 도덕적 책임을 물어 홍 대사가 주미대사직을 조기 사퇴할 것을 요구하기 시작했고 25일에는 청와대가 본격적으로 나서 홍 대사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하는 등 결국 26일 청와대가 홍 대사의 사의표명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 전해지기도 했다.



또 이날 ‘안기부 X 파일’을 만든 옛 안기부 특수도청 팀장 공 모씨가 도청테이프 유출 경위를 문서로 밝힌 뒤 자택에서 자해, 중태에 빠지는 사태가 발생했고 유출자로 지목됐던 재미교포 박 모씨 또한 출국하려다 저지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27일에는 각 언론의 ‘X 파일’ 공방은 관련자료 은폐의혹과 DJ 정부로의 인지여부에 초점이 맞춰지는 등 그 파문은 새로운 의문점을 하나 둘 낳기 시작했다.



국민의 정부시절 청와대 비서실장과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냈던 박지원씨가 지난 99년 안기부 X파일의 존재를 이미 확인했었다고 MBC가 26일 보도한 것이다.29일에는 ‘X 파일’ 충격파가 이어졌다.

검찰이 전 미림팀장 공씨의 자택에서 불법도청 테이프 274개와 녹취보고서 13권을 압수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MBC 이상호 기자의 검찰출두 요구가 지난 1일 불거져 이 기자와 MBC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국민의 알권리가 우선이냐, 사생활 보호가 우선이냐, 불법 도청 테이프 공개로 인한 통신비밀보호법 준수가 우선이냐는 논란에 빠진 현 상황이 검찰의 MBC와 이상호 기자 조사로 어떻게 불똥이 튕겨져 나갈지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다.



2004년 12월 28일 MBC 이상호 기자가 개인홈페이지를 통해 ‘X 파일’을 언급한 이후 장장 7개월동안 물밑에 숨겨져왔던 불법 녹음테이프와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 불과 10여일만에 정․재․언론계를 뒤흔들 정도의 파괴력을 선보이고 있는 ‘X 파일’은 검찰의 수사방향과 이를 세밀히 보도한 MBC에 대한 검찰과 삼성의 반응 등이 새로운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