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제정…사장선출 조항 현실화·세분화 절실
경향신문 사장선출 과정이 파행 운영되면서 모든 일정이 늦춰지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
더구나 15일 조용상 현 사장의 임기가 끝나면서 일정 지연과 맞물려 차기 사장이 뽑힐 때까지 상당부분 경영 공백이 빚어지고 있다.
◇경과 = 이번 일은 14일 김광삼(현대불교신문 사장)․고영재(전 한겨레 편집국장) 후보군과 김명수(코리아인터넷뉴스라인 대표)후보, 조용상(경향신문 사장)후보 등에 대한 면담을 앞두고 후보 간 평형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촉발됐다.
다른 후보들과 달리 러닝메이트로 나선 김광삼·고영재 후보군을 놓고 이들 모두를 면담 대상에 포함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경영추천위원회(이하 경추위)는 이날 표결 끝에 이들 가운데 한명만 면담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 밝힌 반면, 이들은 각각 경영 및 편집에 대해 설명할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 맞서면서 모든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이런 가운데 논설위원들과 사원주주 이사회는 이번 일과 관련, 원만한 회의 진행을 촉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사원주주 이사회는 15일 오후 9시 편집국 대회의실에서 긴급 임시 이사회를 소집하고 현 상황에 대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 뒤 △18일까지 후보자 면담 완료와 △원만한 경추위 회의 진행 등을 촉구했다.
일단 경추위는 18일 회의를 통해 △19일 후보자면담 비롯해 △21일 최종후보 결정 △22일 임시주총 개최 등을 결정한 상태다.
이와 함께 김·고 후보군에 대해선 둘 다 면담에 참석하되, 경추위 위원들이 지목한 후보만 대답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한편 김명수 후보는 14일 경추위에 후보 사퇴서를 제출했다.
◇문제점 = 이번 논란의 핵심은 내부 구성원들의 높은 의식과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에 비해 사장 선출과 관련된 ‘경향신문 사원주주회 규약’이 미약하다는 데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때문에 최종후보를 선출하는 시기가 다가오면서 규약 보완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었다.
한 기자는 “사원주주회 규약이 일개 국·실 회의의 정관보다 간단하다는 것은 그 만큼 경추위가 전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며 “보다 투명하게 진행되기 위해선 세부 원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사원주주회 규약 가운데 경영선출 항목을 보면 ‘경영진 추천위원회 구성 조항’(제12조)과 ‘경영진 추천절차’(제13조) 등이 규정돼 있을 뿐 구체적인 기준이나 원칙이 부족한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경추위 위원들에 대한 대표성 문제도 논란거리다. 이는 자연인으로서가 아닌 각 국실을 대표하는 위원들이 무기명으로 투표할 경우 부서원들의 의견이 어떻게 투표행위로 이어졌는가에 대한 검증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미 경추위원이 됐다는 자체가 대표성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하나 과거에도 부서원들의 의견과 달리 투표한 경추위 위원이 뒤늦게 밝혀져, 본인 스스로 회사를 그만 둔 경우도 발생했었다.
◇대안 = 무엇보다도 사장 선출과 관련된 조항이 보다 현실화, 세분화되어야 한다. 현 규약은 지난 1998년에 만들어져 현재에 이르고 있다. 때문에 현재 내부 구성원의 기대치와 비교해 ‘함양 미달’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간부는 “세부 원칙들이 부족하다보니 잠재된 문제가 많다”며 “경추위 회의과정에서부터 의장권한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원칙에 대해 내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선거기간 중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경추위 활동을 감시할 수 있는 대안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에 대해 내부 구성원 간에 문제점을 인정하면서도 현재 선거가 진행되기 때문에 어떤 규정도 개정할 수 없는 게 구조상 가장 큰 문제점이다.
이 때문에 논의 가능한 시점은 다음 사장 선거 때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김택근 경추위 의장(출판본부장)은 “여러 일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행하다보니 몇몇 문제가 발생했다”며 “법령이 미비한 점은 차기 선거기간 전에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